TFWA 회장 필립 마르게리트, 아시아 태평양 트래블 리테일의 미래는 협업과 혁신에 달렸다.

TFWA APAC 개막 연설에서 필립 마르게리트(Philippe Margueritte) 회장은 변화하는 여행자 프로필과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트래블 리테일 산업이 직면한 핵심 과제와 새로운 기회를 짚었다. 그는 “경제, 인구 구조, 기술”이라는 세 가지 축이 향후 시장의 판도를 결정지을 것이라며, 업계의 유연한 대응과 공동의 혁신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트래블 리테일 산업은 근본적인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MZ세대(Gen Z)를 중심으로 한 젊은 여행객의 부상이 공항 내 상업 전략 전반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오는 2028년까지 약 2억 명의 중국인과 1억 명 이상의 인도인이 해외여행을 떠날 것으로 전망되며, 이들은 디지털에 익숙하고 경험 중심의 소비 성향을 지닌 세대다.
하지만 이들을 겨냥한 기존 공항 리테일 모델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젊은 세대의 구매 전환율과 지출 수준은 이전 세대에 비해 눈에 띄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공항 도착 지연과 보안 검색 등의 이유로 쇼핑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2018년 평균 60분에서 44분으로 줄어들면서, 승객 1인당 소비액은 13%나 감소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쇼핑 경험 제공에 주목하고 있다. 실시간 데이터 기반의 AI 기술은 탑승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상품 추천과 프로모션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다만, 이러한 기술의 효과적인 구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데이터 공유와 통합이 필수적이다. 현재까지는 트래블 리테일 분야가 고급 데이터를 확보한 고정형 리테일 브랜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실정이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이번 TFWA 전시회의 핵심 메시지 또한 ‘협업’에 방점이 찍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ATF 라운지 등 다양한 네트워킹 세션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의 과제를 논의했으며, 데이터 기반 옴니채널 전략 수립과 승객 여정 개선을 위한 공동 투자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속가능성도 중요한 의제로 부상했다. 세계 여행자 중 80% 이상이 지속 가능한 여행을 선호하며, 75%는 향후 1년 내 친환경 여행을 실천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Z세대는 단순한 구매를 넘어, 자신의 가치관을 반영한 몰입형 쇼핑 경험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접근이 요구된다.
아시아 태평양 시장의 10억 여행객을 사로잡기 위해, 업계는 이제 과감한 변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공항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이동의 경로를 넘어, 브랜드와 소비자가 진정으로 만나는 감성적 터치포인트가 되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