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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전광판 역사 및 네트워크 영업의 과거와 미래

30년을 맞이한 한국전광방송협회를 중심으로 초연결사회에 걸맞게 전국의 전광판을 하나도 빠짐없이 온라인으로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중앙에서 컨트롤 할 수 있는 진정한 전광판광고의 네트워크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매체사가 서로 경쟁하며 각자 영업하는 방식이 아니고 하나의 통합미디어렙이 광고영업을 해서 제대로 된 광고단가를 받고 매체사에 배분할 수만 있다면 우리 업계는 더욱 윤택해질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매체사들이 디지털 온라인광고 그리고 TV광고와 당당히 경쟁하는 어엿한 매체로 우뚝 설 시대가 오리라 굳게 믿는다

이현
이현
- 24분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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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유찬선 문화미디어랩 대표가 한국전광방송협회에서 발행한 '1992-2022 한국전광방송협회 30년사'에 기고한 글입니다. <편집자주>

필자가 전광판광고사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동아일보의 새매체본부(New media본부)에 근무하며 시작됐다. 1980년대 TV방송 채널이라야 KBS1, KBS2, MBC 정도가 전부였다. 그런데 1990년대 들어 뉴미디어 붐이 일어나며 양상이 달라졌다.

정부에서 케이블방송과 위성방송을 장르별로 허가를 내주려는 움직임이 인 것이다. 눈치 빠른 기업들은 방송진출을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고, 잘 나가던 방송국을 잃은 적이 있는 동아일보 역시 방송을 다시 시작하기 위한 준비에 매진했다. 동아일보는 전광판광고사업을 TV방송에 진출하기 위한 선봉대로 삼았다. 그 막중한 임무를 필자가 속한 새매체본부가 맡고 있었고, 새매체본부가 사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두말할 나위 없이 매우 컸다.

1991년 동아빌보 광화문 사옥 (현)일민미술관 옥상 전광판.

1988년 드디어 동아일보 광화문 사옥건물(지금의 일민미술관)에 88서울올림픽 개막에 맞춰 가로 6.6m 세로 4.4m의 1만2백40개의 카드섹션의 원리를 이용한 마그네틱 소자의 뉴스속보 전광판이 설치됐다. 매일 오전 9시부터 밤10시까지 문자뉴스와 동서증권 광고, 증권시세가 방송됐고, 올림픽 기간 동안엔 메달소식 등을 전했다.

3년 후인 1991년엔 사옥 옥상에 레인보우비전에서 적색·녹색·청색(RGB)의 필립스 필라멘트전구를 이용한 국내 최초 풀컬러 동영상 구현 가능 전광판을 설치해 1995년까지 운영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LED램프가 대량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문자 중심에서 동영상의 구현이 가능한 전광판들이 설치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빛의 삼원색 중 청색(BLUE) 램프가 개발되기 전이라 RGB 풀컬러가 아닌 RG컬러 수준에 머물렀다. FDT(형광방전관 원리)방식, CRT(브라운관 원리) 방식의 전광판은 일본기술로 풀컬러 구현이 가능했지만 설치비용이 40~50억원대로 고가였다.

1995년 8월 15일 동아일보 광화문 사옥(일민미술관)에 설치된 옥상 전광판.

1995년 동아일보 광화문사옥(일민미술관) 옥상에 국내 최대인 가로 12.4m 세로 9.12m 크기의 새로운 전광판을 설치했다. 건물 특성상 서향으로 설치되기 때문에 휘도가 높아 잘 보이는 일본 마쓰시타(松下)에서 생산하는 FDT방식의 아스트로비전을 설치했다. 설치를 마치고 보니 서향인데도 불구하고 예상대로 휘도가 높고 픽셀이 작아 예전에 비해 해상도가 많이 개선돼 대낮에도 잘 보였다. 그러나 상상을 초월하는 고가의 전기료가 문제였다.

1995년 8월 15일 동아일보 전광판을 운영하기 위해 영상을 편집하는 모습.

1995년 8월 14일 광화문사옥 전광판 개통식에 맞춰 작은 방송국인 ‘D플래시’를 개국했다. 이 무렵 공익광고 의무비율이 60%로, 전광판에 송출되는 내용은 동영상 뉴스와 상업광고, 볼거리 영상과 날씨 정보 등 다양하게 편성했다. 볼거리 영상 등 기획영상은 카메라감독 2명이 직접 취재, 편집해 송출하고 동영상뉴스는 지상파 방송과 계약하여 방송을 녹화 전광판에 맞게 편집해서 송출했다.

D플래시 개국 기념으로 전광판 맞은편에 있는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광장에서 패션쇼를 열고 전광판을 통해서 생중계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중계에 대비해서 전광판 내부에 고출력 음향장비를 준비해 두었기 때문에 일대에 엄청난 음악소리와 함께 전광판을 통해 패션쇼 영상이 송출됐다. 국내 최초로 대형 전광판을 통한 패션쇼를 중계하니 많은 인파가 몰려 전광판을 통해서 패션쇼를 구경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광화문 동아일보 전광판은 현재 리모델링 계획 진행 중이다.

필자가 동아일보와 연을 맺고 전광판 사업을 운영해 다소 주관적으로 글을 전개하지만 사실 이 무렵엔 동아일보 뿐 아니라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물론이고 한국일보와 문화일보, 서울신문 등 국내 유수 언론사들이 전광판사업에 참여했다.

특히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각각 20기 이상 설치하겠다고 호언했고 조선일보는 실제로 그 이상을 전국에 설치했다. 당시에는 전광판사업이 뉴미디어매체이고 고도의 기술이 필요로 한 전광판 제작은 새로운 정보와 혁신에 민감한 언론사들이 주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언론사들이 저마다 심혈을 들여 전광판 사업에 참여하는 상황이다보니 동아일보에 재직하고 있던 당시에도 한국일보와 문화일보에서 차례로 전광판을 설치하기로 했다며 필자에게 컨설팅 요청을 해왔다. 필자는 광화문사옥 전광판과 서대문 신한은행(구 조흥은행) 옥상, 강남의 다수 전광판을 기획단계부터 참여해 설치와 운영, 광고영업의 경험이 있었으니 부족하나마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후 한국일보는 광화문 본사 옥상에, 문화일보는 사당동 산광빌딩과 부산 좌천동 일암빌딩(지금은 철거)에 2기의 전광판을 설치했다. 이 무렵부터는 서울에 거의 대부분 집중돼 있던 전광판이 부산 등 전국 각지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1997년 문화일보가 설치한 사당동 산광빌딩 전광판.

사실상 이 무렵부터 여러 매체사들과 뉴스제공과 영업대행을 조건으로 한 전광판 통합 관리가 이루어졌다. 일종의 ‘네트워크’를 형성한 것인데, 지금 회고해보면 당시 이 같은 초보적인 네트워크 망을 좀 더 내실화, 시스템화 해 향후 도래할 미래를 대비해야 했어야 할 적기가 아니었나 후회가 남는다.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전광판 네트워크’를 실제 구현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조금만 노력하면 곧바로 표준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998년 말 문화일보에서 전광판과 온라인신문의 광고영업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전광판사업의 새로운 인연이 탄생하게 된 것이고, 이로써 또다시 네트워크와는 잠시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사유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나 마찬가지였으므로 직원 2명을 데리고 문화일보의 마케팅팀으로 분사해 문화미디어랩을 설립했다. 문화일보는 동작구 사당동 산광빌딩과 부산 좌천동 일암빌딩 옥상까지 2기의 전광판에 당시 5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하고 야심차게 시작했는데 옥상임대료와 부산까지 장거리 T1급의 통신망을 사용하려니 운영비가 많이 발생했다.

계속적인 적자에 매각하거나 철거하라는 사장의 지시가 있자 필자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 것이었다. 문화일보 전광판과 온라인신문의 광고영업을 시작한 시기가 IMF 시절이었으니 영업이 쉽지가 않았다. 하지만 3명이 달려들어 열심히 영업하자 점차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고 시작 9개월여 만에 문화일보 전광판사업은 흑자 전환됐다.

1992년 제작해 무려 25년동안 운영하다 2017년 교체된 서대문구 충정로의 종근당빌딩 전광판

국내 최초로 전광판광고 미디어렙(Media Representative)의 시작

2000년 1월 드디어 본격적인 전광판 네트워크 운영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국내 최초의 전광판 미디어렙(Media Representative)을 시작했다. 당시 전국에는 70여 기의 전광판이 있었는데 지역과 위치, 화질 상태가 양호하고 광고주들이 선호할 만한 50여 개 전광판을 추렸다.

비록 오프라인(off-line)이지만 지금의 SBS방송 네트워크처럼 묶기로 한 것이다. 예전에 컨설팅해주거나 관련된 매체사 대표들을 직접 만나 문화일보 뉴스를 제공하고 영업을 대행하기로 했다. 문화일보 뉴스를 송출하는 매체사와 뉴스를 제공하지 않는 2종류로 나눴다.

전광판에 뉴스가 편성되면 매체사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방송사업자로 등록하고 관리대상이 되는 게 번거로워 뉴스송출을 꺼리는 경우도 있었다. 아무래도 문화일보 뉴스가 나가는 매체사들과는 더 자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광고주들에게도 다가가기가 수월했다.

매체사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통합제안서를 작성하려니 페이지 수가 너무 많은 게 어려움이었다. 좀 더 특색 있는 표지를 디자인하고 50여 개 전광판을 1권의 통합제안서로 만들었다. 앞쪽에는 전광판광고의 특성과 효과분석 자료를 넣고 장소당 1페이지의 요약제안서로 채웠다.

매체사마다 구좌당 운영시간과 송출횟수가 80회에서 많게는 200회로 다르고 영상 길이도 15초, 20초, 30초로 제각각인 것을 1구좌는 1일 20초영상 100회로 모두 통일했다. 50여 개 장소의 제안서를 열제본기로 제본하니 꽤 고급스러운 책자가 됐다.

본격적으로 제안서를 들고 직원들과 함께 광고주와 대행사를 접촉했다. 그러자 광고주나 메이저급 대행사에서 업무효율성과 편리성을 감안해서 한 광고소재를 20~30여 곳의 매체에 집행한 사례가 여럿 있었다. 여러 곳의 전광판에 광고를 집행하는 담당자 입장에서 매체선정 후 매체사마다 영상을 전달하고 게첨보고서와 관리보고서 세금계산서 처리 광고료 송금까지 번거로운 일을 우리가 일괄처리 해주었기 때문이다.

전국 전광판을 수시로 체크해서 새로 설치되거나 철거된 게 있는지 업데이트해 광고주와 대행사에 정기적으로 자료를 제공했다. 필자와 회사 직원들이 전광판이 설치된 지역에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하거나 여행이나 업무로 가는 지역에 전광판이 있으면 직접 사진을 촬영해 오거나 매체사에 요청해 최근 사진을 수시로 받아 업데이트 했다.

(주)문화미디어랩이 설치한 중구 명동 충무빌딩 전광판.

매체사마다 운영방식도 U-메틱, Digital Betacam, S-VHS(VHS), CD 등 종류가 다양했다.

인터넷망이 제대로 안 되어있는 매체사가 있어 광고주로부터 영상을 받아 각 매체사의 운영방식에 맞는 다양한 저장 장치에 영상을 저장해서 보내주면 전광판까지 직접 가서 원시적으로 영상을 교체하는 회사도 있었다. 다행히 문화일보에 Digital Betacam 등 종류별 장비를 모두 갖추고 있어 필요한 매체로 복사해 사용하기에 지장이 없었다.

당시 네트워크를 구축한 후 전광판 광고 수주 사례를 소개하면, 2002년 우리업계 최대 광고주 중 하나는 역시 로또복권이었다. 로또복권은 실제로 많은 광고를 집행했다. 방송광고심의에 관한 규정 제43조제2항6호 도박 및 이와 유사한 사행성제품은 방송광고가 금지돼 있었으나 전광판광고는 가능했다.

여러 곳의 전광판에 광고를 하기로 하고 광고주가 작성한 광고계약서 초안을 받았는데 만약 광고소재의 심의가 안 나서 광고 집행을 못할 경우 매체사가 배상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잘못된 조항의 수정을 요청했으나 “이미 내부 결재가 나서 수정하기 힘들고 실제로 그럴 일이 없을 것이니 그냥 넘어가자”고 억지를 부려 언쟁이 오갔다.

당시 최대 광고주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우리의 운영방식을 좀 더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여기에 각 매체사별 특장점을 상세히 부연하며 어필하니 변화가 감지됐다. 결국 계약서를 수정해 광고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문화미디어랩이 소유한 강남역 우신빌딩 전광판은 자체 제작 하였다. 

업계최초 전광판광고 효과조사를 실시하다.

전광판이 뉴미디어매체의 대명사에서 차츰 다른 경쟁매체들이 생겨나면서 광고주들이 숫자로 된 광고효과 데이터를 요구했다. 이는 네트워크 영업 시에도 늘 제기되던 문제로, 솔직히 우리의 최대 약점이기도 했다. 고민 끝에 문화미디어랩 자체적으로 비용을 들여 국내 최초로 2004년 11월 19일 ~ 11월 26일까지 Eye-Click이라는 조사기관을 통해 서울, 경기지역 20대 이상 ~ 55세 미만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삼성역, 양재역, 사당역 전광판 주변 통행자를 대상으로 설문지와 인터넷 E-Mail 조사(신뢰구간 95%, 표본오차 ±4.38%)를 실시했다.

결과는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매체 접촉 수준은 TV와 신문에 이어 3위에 해당됐고, 기업이나 제품을 오래 기억할 수 있게 하는 등 광고효과도 타 매체에 비해 우월했다. 무엇보다 통행주기를 살펴본 결과 응답자의 30%정도가 최소 하루에 1번 이상 전광판 인근을 지나는 것으로 나타나 접촉빈도가 매우 높았다. 우리는 이 같은 조사 내용을 제안서에 첨부해서 한동안 활용했다.

2006년 5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전국 53개 전광판에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광고를 집행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문화미디어랩이 일괄계약하고 영상을 매체사에 맞는 방식의 비디오테이프 또는 CD로 복사해서 등기우편으로 보내고 일일이 전화하여 제대로 편성해서 송출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게첨보고서를 받아 정리하여 광고주에게 제공하고 매체사용료 지급하기까지 업무량이 보통 일이 아니었지만 직원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처리해주었다.

전광판을 네트워크로 묶어 매체로서의 역량을 높이고, 광고주의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 했던 필자의 노력은 2013년에 빛을 보게 된다.

2013년 7월 전국 24개 전광판을 온라인 네트워크로 묶은 OTV네트웍스가 출범했다

그 해 7월 15일 전국의 17개 매체사가 출자하고 24개 전광판을 온라인 네트워크로 묶는‘오티브이네트웍스(OTV) 주식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현재 우리 협회 회장이신 디지털이미지테크 우창훈 사장을 대표이사로 추대하고 나머지 매체사들이 이사로 참여했다.

전광판당 3구좌씩을 OTV에 내놓고 당분간은 주주사들이 각자 광고영업을 하고 장기적으로는 공중파방송광고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독점 대행하는 것처럼 전광판광고 전체대행을 OTV가 하는 것으로 목표를 정한 것이다. 광고를 유치한 주주에게 정해진 수수료를 제공하고 나머지를 매체사들에게 배분하는 형식이었다.

광고 수수료문제도 그렇게 정리되고, 이제 본격적인 OTV 네트워크 마케팅에 임하려던 상황에서 일이 터지고 말았다. 재정을 안정적으로 가져가야 할 필요성에 따라 필자가 오랫동안 거래하던 광고주에게 OTV의 취지를 설명하고 2개월간 광고를 집행하기로 약속을 받아냈는데, 뒤늦게 뛰어든 다른 매체사의 영업이 겹쳐 그만 일이 어그러지고 만 것이다.

이는 미디어랩을 운영하는 동안에는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십 수년간 나름대로 영업망을 가지고 있는 매체사들이 모였으니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해야 했다. 그리고 OTV 초기에 그 같은 시행착오는 반드시 나올만한 사례였다. 다만 필자는 광고주로부터 다소 망신스러운 핀잔을 듣고 열정이 꺾일 수밖에 없었음을 고백한다.

OTV는 미완의 대기로 남아있다. OTV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에서 우리가 얻은 교훈은 우리 업계 매체사들이 당장은 약간의 손해가 있더라도 서로 경쟁하기보다 대승적인 차원으로 하나로 단결하는 힘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오티브(OTV) 네트웍스 운영 개념도

하나의 예로 엘리베이터 광고매체의 경우 우리 전광판보다 소형이고 분산되어 있어 더 열악하고 불리한 조건으로 보이지만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운영하며 양질의 콘텐츠를 편성하고 광고를 선별 받아 엘리베이터 광고매체사 두 곳 중 한 매체는 완판되었고 나머지도 거의 완판된 경우를 참고하면 좋겠다.

하나 더 예를 들자면 케이블방송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는 그 지역의 예식장이나 대형식당의 광고 위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KT, SK, LG 통신사업자가 전국의 지역광고 시간을 하나로 묶어서 IPTV 실시간 광고 상품으로 묶어서 판매하면서 광고주로 참여한 기업과 광고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져 매출도 많이 증가한 것을 보면 반드시 전국의 전광판을 네트워크 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전광방송협회 30년사에 “전광판 네트워크 영업의 과거와 미래”를 주제로 원고를 작성하며 그동안 전광판 광고사업 분야에서 일하며 겪었던 다양한 경험을 정리하고 되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조금은 주관적이고 사적인 내용이 많이 소개돼 불편함을 느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적어도 필자는 원고청탁을 받은 이후 그동안 잊고 있던 내용들을 끄집어내고 사진을 찾아 정리하는 과정에서 그저 후일 업계에 종사하는 후배 사업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정리했음을 양지해주길 바랄 뿐이다.

유찬선 (주)문화미디어랩 대표

“전국 전광판 거미줄처럼 연결, 초연결사회 걸맞는 신 네트워크시대 열어야”

25년 된 문화미디어랩이 지금은 종합광고대행사로 성장해서 강남역 우신빌딩과 명동 충무빌딩 등 전광판을 소유하고 KT, SK, LG IPTV 3사 미디어렙과 온라인 디지털광고 대행을 하고 있지만 항상 전광판광고사업을 생명처럼 여겨왔다. 주변의 광고주와 대행사로부터 전광판을 방송처럼 하나로 묶어 운영이 된다면 매체력이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수년 전 우리회사가 셋톱박스를 자체 개발해 전국의 가능한 매체사에 무상으로 공급해주고 셋톱박스 운영에 필요한 월 관리비 정도만 받고 광고영업을 대행하려고 예산을 세워 비용까지 준비했었다. 그렇게만 되다면 매체사 입장에서는 운영에 따른 인력이 불필요해 비용 절감이 되고 우리회사가 미디어렙 역할을 해서 광고영업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 역시 이러 저러한 상황에 막혀 결국 일을 더 진척시키지 못하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노력해 방법을 찾았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이라도 30년을 맞이한 한국전광방송협회를 중심으로 초연결사회에 걸맞게 전국의 전광판을 하나도 빠짐없이 온라인으로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중앙에서 컨트롤 할 수 있는 진정한 전광판광고의 네트워크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매체사가 서로 경쟁하며 각자 영업하는 방식이 아니고 하나의 통합미디어렙이 광고영업을 해서 제대로 된 광고단가를 받고 매체사에 배분할 수만 있다면 우리 업계는 더욱 윤택해질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매체사들이 디지털 온라인광고 그리고 TV광고와 당당히 경쟁하는 어엿한 매체로 우뚝 설 시대가 오리라 굳게 믿는다

한국전광방송협회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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