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와 F1, ‘STEP ON IT!’ 캠페인으로 옥외광고 가속페달 밟다

이현

2025-05-28 - 4분 걸림

레고 (LEGO)와 포뮬러1 (Formula 1)이 2025년부터 시작되는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념하며 기발한 옥외광고 캠페인 ‘STEP ON IT!’을 공개했다. 붉은색 굵은 텍스트와 레이싱 헬멧을 쓴 레고 미니피겨로 구성된 이번 광고는 두 브랜드의 상징성을 유쾌하게 결합하며 도심 속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STEP ON IT!”이라는 문구는 이중적 의미를 통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한다. 포뮬러1의 세계에서는 가속을 의미하는 전형적 표현으로, 레이서들이 페달을 끝까지 밟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동시에 이는 레고 팬들 사이에서 ‘레고 블록을 밟을 때의 고통’을 익살스럽게 상기시키는 표현이기도 하다. 익숙한 문장을 재해석한 이 재치 있는 언어유희는 레이싱 팬과 레고 팬 모두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브랜드의 장난기 어린 정체성을 강화한다.

이번 파트너십은 두 브랜드 모두에게 전략적 전환점에 해당한다. 포뮬러1은 최근 8~12세 어린이 팬이 유럽과 미국에서 400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인스타그램 팔로워의 40%가 25세 이하일 만큼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레고는 이에 발맞춰 유아용 듀플로(DUPLO)부터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고난도 조립 세트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 F1의 명장면과 머신을 소비자가 직접 재현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옥외광고 캠페인의 핵심은 미니멀한 디자인과 유머 감각이다. 복잡한 도시환경 속에서 단순한 메시지와 위트를 통해 주목도를 높이고, 브랜드에 감정적 연결고리를 더하는 최근 OOH 트렌드를 반영한다. 특히 광고 하단에 위치한 헬멧을 쓴 레고 피겨는 ‘레이서’와 ‘조립자’라는 두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잇는 상징으로 기능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놀이와 퍼포먼스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상을 유도한다.

글로벌 차원에서 이 파트너십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확장되고 있다. 각 그랑프리 현장에서 팬존(Fan Zone) 체험, 실제 크기의 레고 F1 자동차 전시, 가족과 팬을 위한 디지털 콘텐츠 제작 등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대형 마케팅이 진행 중이다. 특히 마이애미 그랑프리에서는 실제 F1 드라이버들이 레고 차량을 타고 퍼레이드에 등장해 큰 화제를 모았으며, 대중성과 체험을 결합한 본 캠페인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한국 시장 역시 레고와 포뮬러1 모두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만큼, ‘STEP ON IT!’ 캠페인은 체험형, 협업형 옥외광고가 가진 잠재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Z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이러한 유머, 문화적 통찰, 브랜드 시너지에 기반한 옥외광고 미디어 전략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