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러큐스 공항, 성희롱 방지 옥외광고 문구 심의 불허…표현의 자유 논란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핸콕 국제공항에서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알리는 옥외광고 문구가 공항 측의 검열로 논란이 일고 있다. 시러큐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성희롱 전문 변호사 메건 토머스(Megan Thomas)는 해당 광고가 “인사팀은 그것을 ‘악의 없는 농담’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증거 A’라고 불렀습니다(When HR called it HARMLESS FLIRTING… We called it EXHIBIT A)”라는 직설적인 문구를 담고 있다며, 이를 공항에 게시하려 했으나 최종 심의 과정에서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공항 측은 광고 문구가 “다소 과하다”거나 “남성 여행객들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다”, “지역 정치인들이 불편해할 수 있다”, “공공 불만이 제기될 가능성” 등을 이유로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토머스 변호사는 “공항 입구에 들어서면 여성들은 보톡스, 안면성형, 유방확대 수술을 권유하는 광고에 시달리지만, 정작 직장 내 괴롭힘 없는 환경을 요구하는 메시지는 표현이 제한된다”며 “여성에게 외모를 바꾸라고 강요하는 것은 허용되면서도 법으로 보호받는 직장 내 성희롱 없는 권리는 감춰야 한다는 태도는 매우 문제적”이라고 비판했다.

토머스는 “변호사로서 매일 여성들이 성희롱으로 겪는 고통을 목격한다”며 “많은 피해자들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수년간 침묵을 지키고 있으며, 자신에게 법적 권리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남성들 역시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해로운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광고 문구의 수위 논란을 넘어, OOH(옥외광고) 업계 내에서 사회적 메시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국제적 논의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투 운동 이후 전 세계적으로 직장 내 성폭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공공장소에서 문제 제기의 표현이 더욱 직접적이고 명확해지는 추세다. 그러나 공항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은 광고 심의 기준이 보수적인 경우가 많아, 사회적 의제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데 있어 전략적 균형점 모색이 요구된다.

이번 광고 검열 논란은 SNS와 언론을 통해 미국 내에서 광범위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중장년 남성들은 “문제가 없다면 누가 불편해할 이유가 없다”며 광고 문구의 수용 가능성을 지지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토머스 변호사의 로펌은 원래 광고 예산보다 수 배 이상의 미디어 노출 효과를 거두며, 이슈가 공공의 뜨거운 관심사임을 입증했다.

국내 OOH 광고 업계에도 이번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ESG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가치가 강조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광고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공공장소 광고 심의 기준과 명확한 메시지 전달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문제는 한국 광고주와 대행사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로 다가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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