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위치·부채·불확실성' 3중고 뚫고 성사된 딜… 클리어 채널의 3년 대장정 매듭
클리어 채널 아웃도어(Clear Channel Outdoor)는 지난 3월 31일, 자사의 유럽 북부 지역 사업부(Europe-North segment)를 독일 바우어 미디어 그룹(Bauer Media Group)의 자회사에 매각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매각 금액은 6억 2,500만 달러(한화 약 8,400억 원). 이는 2021년 12월, 미국 외 지역 자산 매각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약 3년 만에 매듭지어진 중대한 거래다.


클리어 채널 아웃도어(Clear Channel Outdoor)는 지난 3월 31일, 자사의 유럽 북부 지역 사업부(Europe-North segment)를 독일 바우어 미디어 그룹(Bauer Media Group)의 자회사에 매각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매각 금액은 6억 2,500만 달러(한화 약 8,400억 원). 이는 2021년 12월, 미국 외 지역 자산 매각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약 3년 만에 매듭지어진 중대한 거래다.
이 거래는 미국 내 일부 평론가들 사이에서 “가격 대비 실익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필자는 이 매각의 본질을 단순한 숫자 이상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필자의 기본적인 분석은 다음과 같다.
“매각 시점, 지정학적·경제적 변수, 북유럽 사업부의 구성, 그리고 2007년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 인수 이후 이어져온 과도한 부채 문제 등… 판매자에게 있어 이보다 더 나쁜 조건은 없었다.”
이 말은 곧, “가격을 양보하더라도 신속히 거래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유럽 내 경제 악화 조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북유럽 6개국에 대한 안보 위협이 겹치면서, 해당 자산을 매각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시 필자는 다음과 같은 우려도 제기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EU에 대한 관세 위협이나 덴마크(북유럽 사업부 해당국)의 영토를 압수하겠다는 발언은 어떤 식으로든 매각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없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필자는 지난 2월 28일, 다음과 같은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지금 같은 정세에서 어떤 독일 기업, 나아가 유럽 본사를 둔 기업도 클리어 채널 아웃도어 북유럽 사업부를 6억 2,500만 달러에 인수하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정확히 한 달 뒤, 현실은 이를 정면으로 뒤엎었다. 클리어 채널은 예정대로 거래를 체결했고, 액수도 예상보다 낮지 않은 수준에서 마무리되었다. 순간 필자는 ‘내가 너무 순진했나?’ 하는 자조 섞인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낙관도 잠시. 3일 뒤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 명명된 4월 3일,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모든 국가(단, 러시아 제외)에 전면적인 무역관세를 부과하면서, 현대사에서 가장 파괴적인 글로벌 무역전쟁을 촉발했다. 적국과 우방국은 물론, 남극의 펭귄만 사는 영토조차 예외는 아니었다.
이 무역전쟁의 충격은 옥외광고(OOH) 업계를 포함해 세계 경제 전반에 걸쳐 심대한 타격을 안길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이런 흐름은 누구나 볼 수 있었다. 경제사와 지리학을 전공한 리즈대학교(University of Leeds) 출신이자, 몇몇 옥외광고판을 판매해본 경험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는 시그널이었다.
아마도 3월 31일, 거래 성사 소식이 전해졌을 때 클리어 채널 본사가 있는 미국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에서는 샴페인 병 뚜껑이 요란하게 터졌을 것이다. 게다가 ‘해방의 날’ 전이기에 샴페인을 2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던 것도 축하할 이유 중 하나였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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