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과 함께 도심을 100년 비춘 옥외광고판, 옥외광고의 유산과 오늘날의 혁신

이현

2025-07-29 - 4분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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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브라이언 버클리(Brian Buckley) 브로드사인 EMEA 지역 어카운트 디렉터)가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글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옥외광고(Out-of-Home, 이하 OOH)를 정적인 옥상광고나 대형 전광판 정도로만 인식하기 쉽지만, 옥외광고 산업이 기술 혁신을 수용해온 역사는 매우 오래됐다. 실제로 세계 최초의 전기식 광고 중 하나로 기록된 트림블 위스키(Trimble Whiskey) 광고는 1904년, 뉴욕 타임스퀘어의 밤하늘을 최초로 밝힌 전광판으로 꼽힌다. 이 광고는 광고계 초기 개척자 중 한 명인 오스카 J. 구드(Oscar J. Gude)의 손에서 제작됐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이 간판은 반경 1마일 떨어진 곳에서도 확인될 정도로 밝고 인상적이었다.

트림블 위스키 전광판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수작업 중심이던 19세기 광고 방식에서 전기로 작동되는 시각적 메시지로 전환되는 전환점이었다. 당시 최신 기술을 이용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방식은 OOH 산업의 태동기부터 DNA처럼 내재돼 있었던 셈이다.

2025년 현재, 이 같은 혁신의 흐름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OOH는 정적 이미지나 단순한 LED 디스플레이를 넘어, 실제로 관객과 상호작용하는 데이터 기반∙AI 기술 융합형 미디어로 진화 중이다.

특히 증강현실(AR)은 관객 몰입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고 있다. 최신 AR 기반 광고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이용자가 광고를 직접 조작하거나 참여할 수 있게 해, 기존 정적 광고 대비 평균 75초 이상 시청 시간을 확보한다. 일반적으로 고정형 OOH 광고가 확보하는 노출 시간은 2~3초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큰 차이다.

일부 고도화된 AR 광고는 3D 오브젝트를 실시간으로 조작하거나, 가상 공간에서 상품을 ‘포장’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교환하는 형태까지 확장돼 있다. 글로벌 AR OOH 시장은 올해 말까지 8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고전적 광고 대비 300% 이상 높은 소비자 반응률에 기반한 수치다.

또한 프로그램 방식의 디지털 옥외광고(DOOH)는 실시간 날씨, 교통량, 인구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메시지를 동적으로 조정하며, 온라인 광고와 유사한 정교한 타기팅과 성과 측정이 가능해졌다. 최근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는 OOH도 디지털 미디어처럼 투자 대비 실적을 정량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OOH 광고는 결국, 끊임없는 혁신과 재창조의 역사였다. 한국 시장에서도 AI, AR, 측정 기술을 접목한 글로벌 흐름은 점차 본격화되는 추세이며, 눈길을 사로잡는 기술의 진화야말로 OOH가 도시 공간과 사람을 연결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열쇠임을 보여준다. 1904년 뉴욕의 네온 불빛처럼, 오늘날의 OOH도 여전히 도시를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