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레저 브랜드 씨두, 미국 도시 벽화 캠페인으로 지역 문화와 브랜드 결합 시도

이현

2025-07-26 - 4분 걸림

수상 레저 브랜드 씨두(Sea-Doo)가 미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선보이고 있는 대형 옥외광고(OOH) 캠페인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씨두는 지역 예술가들과 협업해 직접 손으로 그린 벽화와 맞춤형 키오스크를 선보이며 단순 광고를 넘어 각 도시의 문화와 커뮤니티의 에너지를 시각화한 ‘공공 미술’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캠페인은 씨두의 모회사인 BRP와 캐나다 광고대행사 코셋(Cossette)이 함께 기획했다. 로스앤젤레스, 휴스턴, 디트로이트, 마이애미 등 미국 내 네 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전개되며, 참여한 지역 예술가들은 각 도시의 특성과 물(Water)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창의적으로 풀어냈다. 각 벽화는 해당 지역 주민의 정체성과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으로, 도시별 고유의 감성을 물결처럼 이어가고 있다.

BRP의 글로벌 마케팅 디렉터 제레미 도용-로슈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수상 레저 장비 광고가 통상적으로 스릴과 모험을 강조해 온 것과 달리, 이번 캠페인은 소비자가 자기만의 물을 찾아가도록 자연스럽게 초대하는 접근법을 취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글로벌 캠페인 ‘Find Your Water’의 연장선상에서, 제품 중심의 메시지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 중심의 브랜드 포지셔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씨두의 벽화는 단순한 도시 장식이 아닌 지역민과의 대화 창구로 기능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이스턴 마켓에서는 산업 도시 특유의 거친 감성을 예술로 승화했고, 마이애미 까예 오쵸(Calle Ocho) 거리에서는 라틴 문화의 활기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러한 작업은 지역 문화와 밀착된 브랜드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온라인상에서 콘텐츠로 재생산되며 확산력을 높이고 있다.

옥외광고 업계에서 이번 씨두 캠페인이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도시 공간 자체를 브랜드 경험의 장으로 전환하는 시도로, 특히 벽화가 자연스럽게 지역의 사진 명소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씨두는 지난해 플로리다에서 디지털 옥외광고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고려도와 구매 의향이 각각 144%까지 상승한 성과를 얻었으며, 이는 지역 밀착형 콘텐츠가 소비자의 감성에 얼마나 강하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

한국 시장에도 참고할 만한 사례다. 부산과 인천 등 해양도시를 중심으로 지역 문화와 결합한 브랜드 활동이 늘고 있고, 밀레니얼 및 Z세대를 겨냥한 감성 기반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씨두의 사례는 지역 예술가와의 협업, 도시 공간의 창의적 활용,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 옥외광고 전략이 브랜드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