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로이드 카메라, 감성을 자극하는 한 장의 포스터로 옥외광고의 힘을 입증하다.

이현

2025-07-14 - 5분 걸림

인공지능(AI)이 일상을 빠르게 대체해가는 시대, 폴라로이드가 선보인 옥외광고 캠페인이 광고 업계에 신선한 울림을 주고 있다. “AI can't generate sand between your toes(인공지능은 발가락 사이의 모래까지는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문구와 함께 공개된 이번 캠페인은 단순하면서도 정서적으로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옥외광고의 본질을 다시금 환기시켰다.

이번 캠페인은 패트리샤 바렐라(Patricia Varella)가 이끄는 폴라로이드 팀이 제작했다. 이들은 복잡한 기능 설명 대신, 인간적인 감성과 경험을 내세워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성공적으로 담아냈다. 특히 단순한 로고 노출이 아닌, 제품 특유의 형태를 활용한 브랜딩 방식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시스템원(System1)은 제이씨데코(JCDecaux)와 공동으로 수천 건의 옥외광고 캠페인을 연구해 광고 효과를 분석해왔다. 이번 폴라로이드 광고는 그들이 제시하는 핵심 원칙을 충실히 구현한 사례로 꼽힌다.

첫째, 브랜딩이 명확하다. 시스템원의 조사에 따르면 옥외광고를 본 사람 중 3분의 1은 해당 광고가 어떤 브랜드인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화면 상단에 브랜드명을 명확히 배치하고, 단순한 로고뿐 아니라 제품 고유의 형태를 활용할 경우 브랜드 인지도는 최대 세 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 이번 캠페인은 이 기준을 정확히 충족하고 있다.

둘째, 광고는 ‘쇼’를 연출한다. 많은 디지털 및 옥외광고가 제품 기능을 과하게 강조하는 반면, 이번 포스터는 인간적인 이야기에 집중했다. 시스템원은 관람자에게 재미를 주는 옥외광고가 그렇지 않은 광고에 비해 평균 21% 더 높은 주목도를 기록한다고 분석했다.

셋째, 정서적이다. 관람자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남기는 크리에이티브는 실제 상업적 효과로 이어진다. 조사에 따르면,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만드는 광고는 그렇지 않은 광고보다 두 배 이상의 상업적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단순하다. 옥외광고는 주위 환경 속에서 소비되는 특성상, 주목 시간이 극히 짧다. 시스템원은 마법의 숫자를 ‘7’이라 명명하며, 문구가 7단어를 초과할 경우 감정 유발, 기억도, 브랜드 인지도 모두 하락한다고 경고한다.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많을수록 오히려 브랜드 연상은 약해진다는 설명이다.

시스템원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신규 간행물 ‘더블 테이크(Double Take)’를 곧 공개할 예정이다. 감성을 중심으로 한 크리에이티브가 데이터와 연결되어 실제 시장 효과로 이어지는 과정을 다룬 보고서다.

이번 폴라로이드 포스터는 이처럼 옥외광고의 핵심 원칙들을 충실히 반영한 대표적 사례로, 디지털이 주도하는 시대 속에서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가 여전히 강력한 힘을 지닌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