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지하철 이용패턴 분석으로 옥외광고 효과 정량화 진행

아마존(Amazon)이 옥외광고(OOH)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실험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디지털 광고 분야에서는 사용자 행동을 추적하거나 A/B 테스트를 통해 광고 성과를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공공장소에 설치되는 OOH 광고는 개인 단위의 노출을 확인하기 어려워 계량적 실험 설계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오랜 통설이었다. 아마존은 이번 실험을 통해 이 같은 한계를 넘어서는 데 성공하며, 대중교통망을 활용해 옥외광고의 인과 효과를 입증하는 데 도전했다.

아마존이 채택한 실험 방식은 다음과 같다. 특정 도시의 지하철 및 통근 열차 노선을 무작위로 선택해 광고를 집행한 뒤, 해당 도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이메일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평소 이용하는 노선을 응답받았다. 이를 통해 개별 지역 주민의 광고 노출 가능성을 계산한 후, 광고 노출 빈도가 높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의 제품 판매 변화를 비교 분석하는 구조다.

4주간의 광고 집행을 거친 실험 결과, 광고가 노출된 노선을 자주 이용하는 이른바 ‘고노출 지역’에서 제품 판매가 실제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광고가 거의 노출되지 않은 지역과 비교했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으며, 아마존은 광고 외의 다른 요인을 통제하기 위해 ‘차이의 차이(Difference-in-Differences)’와 ‘합성 통제(Synthetic Control)’ 등 계량경제학적 분석 기법도 함께 적용했다.

이번 실험은 기존의 지리 실험(Geoexperiment) 방식을 OOH 환경에 적용한 사례로 평가된다. OOH 광고가 주로 대도시에 집중돼 다른 지역과 비교가 어려워 실험 설계 자체가 어렵다는 기존 업계의 인식과 달리, 아마존은 대중교통망을 활용해 노선별 이용지역을 실험 단위로 설정하고 통근 패턴을 분석해 지역별 광고 노출 비율을 산출함으로써 실험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아마존의 이번 방법은 지하철이나 도시철도망이 잘 갖춰진 대도시에 한정해 적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의 이번 시도는 설문조사와 실험 설계를 결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광고 효과를 계량적으로 측정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서울처럼 복잡한 도시구조와 촘촘한 지하철 네트워크를 갖춘 한국 시장에서는 마케터, 광고주, 미디어렙들에게 실험 기반의 OOH 광고 효과 측정이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고려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이후 소비자 이동이 회복되면서 글로벌 OOH 광고 시장은 다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디지털 스크린의 확산과 함께 옥외광고가 재조명되는 상황에서, 아마존의 이번 실험은 광고주의 전략 수립과 투자 효율성 평가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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