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옥외광고협회, 차세대 MOVE 측정 시스템 전격 공개…호주 OOH 시장, 데이터 혁신 시대 진입

호주옥외광고협회(Outdoor Media Association, OMA)가 차세대 MOVE(Measurement of Outdoor Visibility and Exposure) 측정 시스템을 공식 출시하며, 호주 옥외광고 시장의 새로운 전기를 알렸다.

5월 8일 시드니에서 열린 OMA 연례 컨퍼런스에서 엘리자베스 맥킨타이어(Elizabeth McIntyre) CEO는 “OOH 산업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업계가 하나로 뭉쳐 만든 성과”라며 MOVE 시스템을 직접 소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MOVE는 220만 명 규모의 가상 인구 모델을 기반으로 호주인의 일상적인 이동 패턴을 시뮬레이션해, 실제 환경에서의 옥외광고 노출과 관여도를 정밀하게 예측한다. 이 시스템은 2022년 5,000명을 대상으로 14일간 실시된 이동성 조사를 토대로 구축됐으며, 약 28만 건의 실제 경로 데이터를 독립적인 외부 데이터와 교차 검증해 정확도를 확보했다.

MOVE는 전국 18만 개 이상의 옥외광고 지점을 아우르며, OMA는 이를 통해 회원사들이 매주 호주 전체 인구의 97%에 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9,500만 건에 달하는 이동 경로가 추적되며, 수도권은 물론 지방 도시까지 포함하는 전국 단위의 커버리지를 제공한다.

이번 MOVE 시스템은 2010년 1,000만 호주 달러를 투입해 도입됐던 MOVE 1.0과 이후 업그레이드 버전인 MOVE 1.5를 완전히 대체한다. 2021년부터 약 2,000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개발된 최신 시스템은 본격 배포에 앞서 이미 시범 운영 중이며, 기존 GPS 외에도 기압계, 자이로스코프 등이 탑재된 트래커를 통해 쇼핑몰 등 실내 공간 내 이동 경로까지 분석할 수 있게 됐다.

MOVE의 가장 큰 특징은 데이터의 깊이와 정밀성이다. 이동 목적은 기존 6개에서 57개로 세분화됐고, 평균값 중심의 분석에서 벗어나 연중 365일, 시간대별 데이터를 주 단위로 제공한다. 100만 개 이상의 관심 지점(POI)과 8,500개 측정 장소가 포함되며, 21개 지방 지역은 물론 국제 및 주간 방문객까지 모델에 반영됐다. 700만 개 이상의 도로 링크가 전국적으로 모델링되었고, 시간대별 광고 노출 데이터가 모든 광고 지점에 적용된다.

MOVE는 또한 ‘실제 노출 기회(ROTS, Real Opportunity to See)’와 ‘가시성 조정 접촉(VAC, Visibility Adjusted Contact)’ 등 새로운 지표를 도입해 디지털 사이니지의 체류 시간, 주목도, 시선 집중 등을 정량적으로 반영한다. MOVE 1.5에서 처음 활용된 신경과학 기반 ‘뉴로 임팩트 팩터(Neuro Impact Factor)’도 그대로 유지돼, 전통 매체와 디지털 매체 모두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에 국제 관광객의 체류 기간 중 이동 경로는 아직 측정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향후 보완될 예정이다.

이번 발표는 호주 OOH 시장이 인구 증가율을 뛰어넘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OMA는 MOVE의 도입이 광고주의 신뢰를 높이고, 지역 및 장소 기반의 광고 투자 확대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MOVE 시스템의 도입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광고 시장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옥외광고 측정의 정밀화와 데이터 중심의 진화는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글로벌 OOH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한국 시장 역시 지역별, 시간대별 세분화된 데이터 확보와 실내외 통합 측정 시스템 도입을 통해, OOH 매체의 효과성과 전략적 가치를 한층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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