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목적이 있어야 한다…찰스 리드 앤더슨, 인간 중심 기술 혁신 강조

디지털 퍼스트 세대가 소비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면세 및 트래블 리테일 산업은 이러한 변화에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하게 적응해야 하는 시점에 놓여 있다.
올해 TFWA 아시아 퍼시픽 컨퍼런스의 개막 세션에서는 기술 혁신가이자 Techburst Talks의 호스트로 활동 중인 찰스 리드 앤더슨(Charles Reed Anderson)이 연사로 나서, ‘기술은 인간을 위한 도구’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미래 전략을 제시했다.
앤더슨은 “기술은 기술 그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을 공유하며, 특히 여행 및 리테일 산업에서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긍정적인 비즈니스 결과를 이끌어낸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애플스토어 설계 참여 경험을 예로 들며, “기술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행동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타르 도하공항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는 환대 서비스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대기 시간을 감성적 소비 경험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 실시간 정보 제공, 맞춤형 안내는 공항 이용객의 신뢰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공항 내 소비를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AI의 역할도 강조됐다. 현재 전 세계 소매업체의 80%가 AI에 투자하고 있으며, AI는 개인화된 서비스, 고객 응대, 효율적 운영 등 다양한 영역에서 리테일 전략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앤더슨은 디지털 광고와 데이터 기반 타겟팅, 실시간 환경 대응 캠페인, 소셜미디어 연동형 광고 전략을 통해 기술이 마케팅 ROI를 실질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전통 AI, 생성형 AI(Generative AI), 그리고 차세대 기술인 제너틱 AI(Gen-Tec)의 차이를 설명하며, 기술이 단순한 자동화나 창작을 넘어, 맥락 기반의 행동까지 설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예컨대 날씨, 일정, 손님 수를 반영해 음식과 음료를 추천하고, 재료 주문까지 연결되는 시스템이 그 예다.
하지만 그는 기술 도입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사람 중심이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기술 프로젝트의 88%가 실패하는 이유는 사용자 경험을 간과한 채 기술만 도입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직원, 고객 등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협업을 통한 기술 설계가 이루어질 때 성공률이 높아진다”며 아시아 시장이 이러한 통합적 접근에 있어 비교적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데이터 관리와 AI의 윤리적 문제도 언급됐다. 소매업체의 50%가 AI 편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38%는 AI의 ‘환각(hallucination)’ 현상, 35%는 콘텐츠 독성 문제를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브랜드가 AI 기반 광고나 챗봇에서 인종·성별 이슈로 소비자 신뢰를 잃은 사례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앤더슨은 “기술은 항상 인간의 감독 아래 있어야 하며, 인간의 감성적 통찰과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찰스 리드 앤더슨은 끝으로 “기술은 비즈니스 성장을 위한 수단이자, 사람을 위한 여정의 동반자여야 한다”며 “목적 있는 기술(Tech with Purpose)만이 지속 가능한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변화하는 여행객의 기대와 소비 패턴을 만족시키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누구를 위해 쓸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이라는 메시지가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