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층 전통 빌보드, 도심 옥외광고의 새로운 얼굴

도심 경관이 변모함에 따라 옥외광고(OOH) 전략도 한층 진화하고 있다. 특히 복층(複層) 빌보드는 단순한 광고판을 넘어, 도시 환경 속에서 브랜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새로운 형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이집트 카이로와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진행된 사례는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집트 카이로는 중동과 아프리카를 잇는 문화·경제의 관문 도시다. 이곳에서 가수 라티파(Latifa)는 신곡 ‘My Heart is at Ease’ 홍보를 위해 복층 구조의 대형 빌보드를 설치했다. 하루 수만 명이 오가는 번화가에 세워진 이 광고물은 단순한 노출을 넘어 예술성과 대중성을 결합한 새로운 음악 홍보 방식을 제시했다. 이는 과거 앨범 ‘مفيش ممنوع(No Restrictions)’에 이어 두 번째로 옥외 매체를 활용한 사례로, 이집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프리미엄 옥외광고의 전략적 가치가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파키스탄의 대도시 카라치는 경제·상업 활동이 집중된 중심지로 교통량이 방대하다. 이곳에서 글로벌 FMCG 브랜드 캐드버리(Cadbury)는 파트너사 애드셀스(Adsells)와 함께 14년 만에 대형 옥외광고를 재개했다. 핵심 간선도로인 Shahrah e Faisal에 설치된 복층 빌보드는 ‘Cadbury Cookies’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의 전통과 혁신적 이미지를 동시에 강조했다. 이는 2011년 첫 대형 옥외광고 이후 다시 도입된 복층 구조 광고로, 파키스탄 시장에서 소비자와의 관계를 심화하려는 전략적 시도로 해석된다.

이집트와 파키스탄의 사례는 복층 빌보드가 단순히 크기를 키운 광고가 아니라, 도시 환경 속 시각적 장벽을 극복하며 메시지를 선명하게 각인시키는 독창적 형식임을 보여준다. 수직적 레이어를 활용한 구조는 짧은 노출 시간에도 강한 시각적 임팩트를 남기며, 광고주의 도달률(Reach)과 반복 노출(Recency) 니즈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특징을 지닌다.

글로벌 OOH 광고 시장이 2024년 320억 달러 규모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카이로와 카라치에서 등장한 복층 광고는 도시 광고 채널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