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트래블 리테일, 인도가 주도… APTRA “지속가능한 성장 위해 업계 연대 필요”

아시아 태평양 트래블 리테일 시장이 구조적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소비자 이동성의 급증, 디지털 기대치의 확산, 규제 환경의 변화가 맞물리며 공항 유통 생태계 전반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세계면세협회(TFWA) 아시아태평양 전시·콘퍼런스 개막식에서 수닐 툴리(Sunil Tuli) 아시아태평양트래블리테일협회(APTRA) 회장은 인도의 약진을 중심으로 지역 시장의 기회와 과제를 짚으며, 지속가능하고 연결된 성장을 위한 민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툴리 회장은 “그간 잠재력에 머물렀던 인도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며, 현재 약 7억5000만 달러(USD) 규모인 인도 면세시장이 오는 2029년까지 두 배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 같은 급성장은 인도 정부의 ‘우단(UDAN)’ 계획이 견인하고 있다. 2014년 74개였던 공항 수를 2034년까지 205개로 확대하는 이 전략은, 미개척 내륙과 지역 간 항공 연결성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공항 내 트래블 리테일 수요의 폭발적 증가를 예고한다. 여기에 디지털에 익숙하고 브랜드 소비에 적극적인 신흥 중산층의 부상 역시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APTRA는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 옹호(advocacy) ▲지식 공유 ▲산업 간 네트워킹을 세 축으로 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툴리 회장은 “국가별로 상이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도착 면세 한도를 개정하고, 국경 간 정책을 조화시켜야 한다”며, 이에 대한 협회 차원의 로비 활동을 소개했다. 또 뷰티, 주류, 담배, 제과 등 주요 제품군별 워킹그룹을 운영하며 지속가능성, 규제 위협, 제품 혁신 등을 주제로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툴리 회장은 인도 외에도 역내 주요 성장 시장에 주목했다. 베트남은 동남아 2위 경제권으로 도약을 앞두고 있으며, 호주와 뉴질랜드는 코로나19 이후 관광 회복세가 뚜렷하다. 일본은 2024년 기준 3,700만 명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 여전히 높은 시장 잠재력을 과시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불확실한 무역 여건은 여전히 복병으로 지적됐다.
툴리 회장은 “오늘날의 여행객은 디지털 편의, 웰니스 중심 경험, 문화적 진정성을 아우르는 소비를 기대한다”며, “리테일러와 브랜드, 정부 간 보다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시아 태평양 트래블 리테일 시장은 단순한 회복 국면이 아닌 진화의 국면에 있다”며, “APTRA는 이 진화를 지속가능한 공동 성장의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