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도심 장식한 티모시 샬라메 캐시앱 광고, ‘레전드’인가 ‘게으른’ 마케팅인가
미국 뉴욕 한복판에 등장한 캐시앱(Cash App)의 옥외광고가 광고업계와 SNS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광고판에는 배우 티모시 샬라메의 사진과 캐시앱 로고만이 담겨 있을 뿐, 문구나 제품 설명은 전혀 없다. 이를 두고 일부는 미니멀리즘 마케팅의 걸작이라고 평가하지만, 다른 이들은 지나치게 단순한 ‘게으른’ 기획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브랜드가 의도한 대로 사람들의 대화를 끌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캠페인은 캐시앱의 모기업 블록(Block Inc.)이 미국 전역에서 전개한 대규모 통합 마케팅의 일환이다. 2분 길이의 샬라메 주연 TV·영화관 광고와 연계해 진행됐으며, 영상은 ‘슈퍼맨’과 ‘판타스틱 포: 퍼스트 스텝스’ 등 블록버스터 영화 상영 전 상영됐다. 옥외광고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시장에 집행됐다. TV·영화관 광고에서는 샬라메가 희귀 농산물을 판매하는 가게에서 구식 결제수단(쇳덩이, 소금, 카우리 조개 등)만 받는 주인과 거래를 시도하는 코믹한 장면이 등장하며, 세대 간 간극을 캐시앱의 편리함으로 연결한다.
문구 없이 스타 이미지와 로고만 내세운 이번 옥외광고는, 인물 하나로 즉각적인 인지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다. 이는 새로운 기법이 아니다. 애플의 신제품 출시나 넷플릭스의 ‘스포일러 빌보드’처럼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호기심과 화제를 유발해 ‘어디서나 보이게 만드는’ 방식은 이미 검증된 바 있다. 광고가 넘쳐나는 대도시 한복판에서 복잡한 설명 대신 시선을 붙잡는 단순함이 오히려 승부수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캐시앱 마케팅 총괄 캐서린 퍼든은 “파트너들이 각자의 목소리와 창의적 관점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말했다. 일부 평론가들은 이를 유명세에만 기대는 허술한 콘텐츠라고 평가하지만, 메시지의 유무보다 ‘즉각적으로 알아보게 만드는 힘’이 브랜드 전략과 맞아떨어진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오늘날 캠페인의 성패를 단순 노출이나 판매 증가보다 ‘화제성’과 바이럴 가능성으로 평가하는 흐름을 감안할 때, 이번 광고는 성공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옥외광고 업계에도 시사점이 있다. 과감한 생략과 대중문화 아이콘의 결합이 디지털 시대의 대화와 확산을 견인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복잡한 메시지보다 직관적인 장면이 때로는 더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입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