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디지털 옥외광고(DOOH), 10.2% 성장… 오프라인 미디어 입지 확고

영국 광고협회(Advertising Association)와 워크(WARC)가 공동 발행한 최신 ‘광고지출 보고서(Expenditure Report)’에 따르면, 2024년 영국 광고 시장은 전년 대비 10.4% 성장하며 총 426억 파운드(약 74조 원)를 기록했다. 특히 디지털 옥외광고(DOOH)는 10.2% 증가한 9억2,300만 파운드를 달성하며, 전통적인 옥외 매체를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온라인 포맷이 전체 광고비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온라인 디스플레이(+15.1%)와 소셜미디어, 리테일미디어(+22.7%)가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검색광고는 12.8% 성장해 169억 파운드를 기록했으며, 전체 광고 지출의 4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 매체 중 TV 광고는 3.8% 증가한 53억 파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VOD(주문형 비디오)의 정의가 확대되며, 기존 방송사 기반 VOD(BVOD) 외에 디즈니+(Disney+), 넷플릭스(Netflix),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와 같은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SVOD·AVOD·FAST)까지 포함됐다. 이는 TV 매체의 측정 기준과 수익모델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OOH 시장은 7.7% 성장하며 여전히 오프라인 미디어로서의 입지를 유지했고, 라디오(+3.2%)와 다이렉트 메일(+0.8%)도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연말 광고 성수기에는 전체 지출이 전년 대비 9.1% 증가했으며, 특히 영화관(+24.2%), TV VOD(+23.2%), 온라인 디스플레이(+15.4%)가 큰 수혜를 입었다. 시네마 광고는 ‘위키드(Wicked)’, ‘글래디에이터 II’, ‘패딩턴 인 페루(Paddington in Peru)’ 등 기대작의 흥행에 힘입어 강한 마감을 보였다.

2025년과 2026년 전망도 낙관적이다. 올해 영국 광고 시장은 6.3% 성장해 452억 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26년에는 5.6% 추가 상승해 478억 파운드에 도달할 전망이다. 다만 이번 4월 발표된 전망치는 1월 예측 대비 소폭 하향 조정되었는데, 이는 미국의 무역 관세 정책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매체별로 보면 2025년에는 검색광고(+8.2%)와 온라인 디스플레이(+9.1%)가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며, 영화관(+7.1%), OOH(+2.7%), 라디오(+1.9%), TV(+0.9%)도 모두 플러스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6년에는 월드컵 특수에 힘입어 TV 광고가 55억 파운드까지 성장하고, VOD가 전체 TV 광고 지출의 32%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시점이 되면 검색광고와 온라인 디스플레이는 전체 광고 지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광고협회 스티븐 우드포드(Stephen Woodford) CEO는 “광고 산업의 성장 속도가 영국 경제 전체를 앞지르고 있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규제 리스크는 광고 지출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광고는 경쟁을 촉진하고 혁신을 장려하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요한 경제 인프라”라며 산업 전반의 건전한 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워크(WARC)의 데이터·인텔리전스·예측 총괄 제임스 맥도날드(James McDonald)는 “광고 투자는 향후에도 성장세를 보이겠지만, 최근 발표된 기업세 인상과 미국의 무역관세 도입 등은 기업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켜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광고 예산 삭감의 유혹이 커질 수 있으나, 단기적 대응은 장기적 브랜드 자산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는 영국 광고 시장이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리테일미디어와 스트리밍 기반 광고가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DOOH는 기술 혁신과 정교한 타기팅 전략을 바탕으로 광고 생태계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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