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옥외광고, 허구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히다. – WPP 폴란드 ‘DubICE’ 실험

폴란드 매체 위르투알네메디아(Wirtualnemedia)에 따르면, WPP 미디어 폴란드(WPP Media Poland)가 진행한 전례 없는 실험을 통해 실물 제품,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협찬 없이도 디지털 옥외광고(DOOH)만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이번 실험의 주인공은 가상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DubICE’다. WPP 미디어는 2025년 4월 바르샤바와 포즈난 도심의 쇼핑몰, 지하 보행로, 전광판 등 도심 밀집 지역에서 오직 DOOH 캠페인만으로 브랜드를 공개하며 폴란드 젊은층을 겨냥했다.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2025년 5월 실시한 사후 조사에서 16~24세 소비자의 12%가 DubICE를 인지했고, 3%는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언급했다. 이는 특히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할 때 DOOH가 독립적인 브랜딩 채널로서 효과적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해당 연령층에서 DOOH 스크린은 광고 매체 선호도에서 소셜미디어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전통적 빌보드보다 앞섰다.

응답자들은 DOOH를 통해 광고하는 브랜드를 소셜미디어 전용 광고보다 전반적으로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호감도’, ‘인기도’, ‘품격’, ‘신뢰성’, ‘친근감’, ‘신빙성’, ‘품질’ 등 거의 모든 항목에서 DOOH가 우위를 보였으며, ‘전문성’ 평가에서만 소셜미디어가 앞섰다. 이는 DOOH가 단순한 노출 효과를 넘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위르투알네메디아는 DOOH의 영향력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2025년 전 세계 옥외광고(OOH) 시장 규모는 5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디지털 비중은 41%를 차지할 전망이다. 폴란드 역시 2024년 OOH 시장이 전년 대비 15% 성장한 데 이어, 2025년에는 13.5% 증가해 약 9억4,380만 즈워티(약 3억1,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026년에는 10억 즈워티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성장세의 핵심 동력은 디지털 포맷 확대다.

다만 과제도 있다. 화면 규격과 해상도 등 포맷이 지나치게 세분화돼 캠페인 집행이 복잡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WPP 미디어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수십 종의 장치 사양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도입, 다양한 DOOH 채널에서 일관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위르투알네메디아는 이번 DubICE 실험이 DOOH가 독립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창출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도시 생활에 기반한 소비자를 공략하려는 글로벌 광고주와 미디어 에이전시에 중요한 전략적 함의를 던지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OOH 시장에서 기술과 데이터의 통합은 지속적이고 측정 가능한 브랜딩 성과를 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