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조형물로 시선 사로잡은 데카슬론 네덜란드 옥외광고 캠페인

이현

2025-08-13 - 4분 걸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Amsterdam Centraal Station) 앞, 고풍스러운 붉은 벽돌 건물을 배경으로 한 디지털 광고판 위에 거대한 스노클 마스크 조형물이 설치돼 시민과 관광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고 있다. 이는 스포츠용품 브랜드 데카슬론(Decathlon)이 자사의 대표 상품 ‘이지브레스(Easybreath)’ 마스크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옥외광고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이시드코 네덜란드(JCDecaux NL), O2H 크리에이티브 솔루션(O2H Creative Solutions)과의 협업을 통해 완성됐다.

옥외광고 조형물은 암스테르담 중앙역과 헤이그 중심가인 그로테 마르크스트라트(Grote Marktstraat) 등 유동 인구가 많은 핵심 도심 거점 두 곳에 설치됐다. 특히 암스테르담 중앙역 전면에 등장한 이 광고는 디지털 패널 위에 실제 마스크 모양을 본뜬 입체 조형물을 부착하는 방식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단순한 화면 그래픽이 아닌 실물 형태의 구조물을 통해 제품을 대형화해 구현함으로써, 보는 이들에게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생생한 인상을 전달했다. 조형물은 이지브레스 마스크를 약 다섯 배 이상 확대한 크기로 제작돼,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을 거리 한복판에서 직관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이번 캠페인은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옥외광고 시장 속에서도 조형물을 활용한 물리적 설치 방식이 여전히 강한 주목도와 몰입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디지털 3D 콘텐츠가 대중화된 시대에, 오히려 실재하는 구조물을 통해 구현된 ‘만질 수 있을 것 같은 현실감’은 광고 효과를 배가시키며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의 연결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자전거, 수상 스포츠 등 야외 활동이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네덜란드 소비자에게 이지브레스 마스크는 실용성과 직결된 제품이다. 이러한 소비자 특성과 도시 환경에 맞춰, 실제 야외에서 사용되는 제품을 도시 공간 속에 조형물로 구현한 이번 광고는 제품의 활용 맥락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며 소비자 공감을 이끌어냈다.

세계 주요 도시에서도 디지털 광고판 보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단순한 시각 효과를 넘어 제품과 공간, 생활문화가 맞닿는 방식의 창의적 기획이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데카슬론의 3D 조형물 캠페인은 기술과 아이디어, 도시 맥락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옥외광고가 여전히 가장 강력한 브랜드 경험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