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미디어의 다음 전장, 오프라인 매장 안으로 확장되는 인스토어 미디어 전략
리테일 미디어(Retail Media)가 온·오프라인 유통의 경계를 허물며 진화하고 있다. 특히 2025년을 기점으로 인스토어(Instore) 리테일 미디어는 단순한 매장 내 광고를 넘어, 고도화된 옴니채널 전략의 핵심 접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브랜드의 시선은 이제 단순한 디지털 배너나 검색 광고를 넘어, 소비자가 실제로 제품을 고르고 구매를 결정하는 순간에 가장 가까이 도달할 수 있는 ‘매장’이라는 공간으로 향하고 있다. 이는 리테일 미디어가 ‘새로운 TV’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디어 애즈 앤드 커머스(Media Ads and Commerce)의 창립자 앤드루 립스먼(Andrew Lipsman)은 “매장 내 디지털 화면은 빠른 도달력, 높은 주목도, 젊은 소비자와의 연결성, 문화적 관련성 등 기존 TV가 잃어버린 광고 효과를 다시 구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고대 도시 헤르쿨라네움의 주점 간판에서처럼, 매장 내에서 제품과 가격을 알리는 방식은 오랜 역사를 지녔다. 그러나 오늘날 인스토어 미디어는 단순한 표지판을 넘어,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한 정밀하고 상호작용적인 미디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리테일 미디어는 기본적으로 소매업체가 보유한 다양한 디지털 접점—웹사이트, 앱, 매장 내 디지털 사이니지 등—을 활용해 광고 공간을 제3자 브랜드에 판매하는 구조를 말한다. 여기서 핵심은 소비자 데이터다. 소매업체는 매일 수천만 건의 거래와 로열티 프로그램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 기반으로 정밀 타겟팅이 가능하며, 이로 인해 리테일 미디어는 높은 전환율과 ROI(투자 대비 수익)를 기대할 수 있는 매체로 각광받고 있다.
리테일 미디어는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온사이트(Onsite), 오프사이트(Offsite), 그리고 인스토어(Instore)다. 특히 인스토어 부문은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영역이다. 계산대 디스플레이, 스마트 카트, 매대 끝 진열대, 매장 내 라디오 방송, 키오스크, 디지털 선반 광고 등은 단순히 눈에 띄는 광고 수단이 아니라, 고도의 고객 맵핑 기술(Customer Mapping Technology)과 연동돼 소비자의 이동 경로와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실시간 광고 노출 환경’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재 리테일 미디어 예산의 약 80%는 자사몰 중심의 온사이트에 집중되고 있지만, 인스토어 미디어는 오히려 더 큰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리테일X(RetailX)’가 발표한 ‘2025년 소비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리테일 미디어 시장에서 인스토어 부문의 규모는 2028년까지 1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미국이 이끄는 성장세에 유럽과 중국이 합류하고 있다. 특히 식료품과 FMCG(빠르게 소비되는 생활재)의 약 70%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된다는 점은 인스토어 미디어의 전략적 중요성을 뒷받침한다.
기술적 기반 역시 진화하고 있다. 대형 스크린 월(Screen Wall), 선반 가장자리 광고(Shelf Edge Ad), 매장 외벽을 활용한 래핑 광고뿐만 아니라, 블루투스(Bluetooth), RFID, 컴퓨터 비전 기반의 분석 기술 등이 인스토어 미디어를 실시간성과 정밀성을 갖춘 광고 환경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브랜드는 특정 소비자 집단(예: 비건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특정 시리얼을 자주 구매하는 고객)을 정밀하게 타겟팅할 수 있으며, 폐쇄 루프 측정(Closed Loop Measurement)을 통해 광고 노출과 실제 매출 간의 연계도 명확히 추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브랜드와 유통업체가 인스토어 미디어를 전략적으로 통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마케팅 퍼널 전반에서 인스토어 미디어는 인지에서 구매까지의 전환을 끊김 없이 연결하며, 실제 구매 직전의 ‘결정의 순간’을 지배할 수 있는 광고 채널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기존 디지털 옥외광고(DOOH)나 전통적 오프라인 광고와 차별화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다만, 인스토어 미디어의 전략적 실행을 위해서는 다양한 과제가 존재한다. 매장 구조와 광고 노출의 제한, 인력과 운영 체계,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물리적 적합성, 측정 지표의 정교화 등은 유통업체와 브랜드 모두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보고서는 이러한 과제들에 대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기술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인스토어 미디어가 단순히 공간을 활용하는 광고에서 나아가, 옴니채널 마케팅의 마지막 연결고리로 기능할 수 있는 전략적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인스토어 미디어는 더 이상 부차적인 광고 옵션이 아니다. 이는 구매 의도가 가장 높아지는 순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소비자와 연결될 수 있는 매체로 진화하고 있다. 리테일 미디어의 미래는 이미 매장 안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그 변화의 흐름에 지금 합류하지 않는다면, 내일의 기회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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