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C, 팬데믹 이후 회복한 글로벌 옥외광고 시장의 성장세 둔화 조짐 예측
전 세계 주요 광고시장에서 옥외광고(Out-of-home, 이하 OOH) 집행액이 마침내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으나, 미디어 시장 전반의 어려움과 맞물려 성장세가 정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WARC 미디어(WARC Media) 분석에 따르면 호주와 같이 OOH 투자가 빠르게 회복된 국가도 있지만, 일부 시장에서는 2019년 수준을 회복하는 데 5~6년이 소요됐다.
스페인의 경우 2020년 OOH 시장이 전년 대비 46.7% 급감하며 시장 규모의 절반 가까이를 잃었고, WARC 미디어의 예측에 따르면 올해에서야 2019년 총액 4억2,330만 유로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 기간 OOH 집행액이 무려 52.9% 감소하며 더 큰 충격을 받았으나, 이후 빠르게 성장세로 전환해 2023년에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여유 있게 상회했다.
독일은 2020년 OOH 시장이 19.4% 감소하며 비교적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이탈리아보다 1년 더 걸렸고, 남자 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개최로 마케팅 예산이 확대된 2024년에야 이를 넘어섰다.
중국은 장기적인 봉쇄 조치로 회복 속도가 더뎠으나, 세계 최대 OOH 시장답게 다시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WARC 미디어에 따르면 중국은 2026년 두 자릿수 성장률(+11.2%)이 전망된다.
2020년 전 세계 OOH 시장은 봉쇄 조치 여파로 전년 대비 14% 급감하는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이후 매년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올해 초 발간된 WARC 미디어의 ‘더 빅 픽처(The Big Picture)’ 보고서에 따르면 이 성장세는 디지털 옥외광고(Digital OOH, 이하 DOOH) 확산에 힘입은 바가 크다. 미국의 경우 전체 옥외광고 집행액의 3분의 1 이상이 DOOH에 투입되고 있다.
특히 TV 스트리밍 사업자 간 경쟁과 대선 보도 관련 미디어 오너들의 마케팅 집행이 맞물리며 2024년 미국 미디어·출판 부문의 DOOH 지출은 전년 대비 53.8% 급증했다. 중국은 지출 규모 기준 세계 최대 DOOH 시장으로, 2025년 74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정적 광고판(23억 달러) 대비 3배 이상 많으며 성장 속도 역시 가파르다. 2025년 DOOH 성장률은 3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최근 OOH 시장의 상승세가 둔화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WARC 미디어가 6월 발표한 최신 글로벌 광고비 예측에서는 전 세계 옥외광고 투자 증가율 전망치를 2.3%포인트 하향 조정해 3.7%로 수정했으며, 2026년 전망치도 0.4%포인트 낮췄다. 이로 인해 27억 달러 규모의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OOH 미디어 기업 제이씨데코(JCDecaux)는 지난주 2분기 매출 성장률이 1.6%로, 직전 분기의 5.5%에서 크게 둔화됐다고 발표하며, 2024년의 높은 실적과 비교한 기저효과로 인해 향후 유기적 매출 성장률이 ‘한 자릿수 초반대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OOH 투자 증가율은 올해 0.9%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2024년의 5.0%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