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지하철에 등장한 공룡, 포그 스크린으로 진화한 옥외광고
싱가포르 지하철역에 공룡이 등장했다. ‘쥬라기 월드: 리버스(Jurassic World: Rebirth)’의 론칭을 맞아 오차드 MRT역이 도시형 체험광고 무대로 변신한 것이다. 유나이티드 인터내셔널 픽처스(United International Pictures), 에센스미디어컴(EssenceMediacom), 아시아레이(Asiaray)가 손잡고 선보인 이 옥외광고 캠페인은 2025년 6월 19일부터 7월 16일까지 진행되며, 싱가포르 최초의 ‘포그 스크린(Fog Screen)’ 기술을 도입해 지하철 이용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안개 입자에 이미지를 투사하는 방식으로, 물리적 스크린 없이 공중에 공룡 영상을 띄워 관람객이 그 안을 직접 걸어 들어가는 듯한 체험을 제공한다. 탐슨-이스트코스트 라인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광고의 수용자가 아니라 능동적 참여자로서, 현장에서 사진을 찍고 영상 콘텐츠를 생성하며 오랜 시간 머무르고 있다. 이처럼 주목도와 체류시간을 동시에 높이는 방식은 대도시 교통 요지에서 체험형 광고가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세계 옥외광고 업계는 현재 디지털 기술을 토대로 급속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단순히 시각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넘어 브랜드 경험 자체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고정형 빌보드와 디지털 스크린은 여전히 주요 매체로 활용되지만, 광고와 엔터테인먼트의 경계를 허무는 포맷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포그 스크린처럼 오감을 자극하는 신기술은 아직 드물지만, 차세대 옥외광고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싱가포르가 이런 신기술을 발 빠르게 수용하는 모습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흐름 속에서도 돋보인다. 최근 이 지역에서는 대중교통 허브와 공공장소를 중심으로 프로젝션 맵핑, 증강현실(AR), 대형 인터랙티브 설치물 등 새로운 디지털 OOH 형식이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특히 영화, 드라마 등 엔터테인먼트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캠페인은 팬덤을 기반으로 높은 참여도와 자발적인 SNS 확산 효과를 동시에 유도하고 있다.
한국의 옥외광고 산업도 이 같은 흐름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도심 내 광고물의 차별화가 점점 어려워지는 환경 속에서, 포그 스크린과 같은 몰입형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다. 단, 이러한 캠페인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매체사업자, 광고주, 크리에이티브 대행사 간의 유기적 협업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옥외광고가 단순 노출을 넘어 ‘체험’으로 확장되면서, 공공장소와 공연장의 경계는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오차드 MRT의 포그 스크린은 광고가 아닌 하나의 문화 이벤트이자, 일상의 여정 속에 삽입된 신선한 순간이며, 오늘날 옥외광고가 지향해야 할 창의성의 상징이다. 미래의 광고는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 캠페인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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